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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노동자 도감 예술 노동자 도감(5) : 두 번째 직업 어느덧 나는 취준생 나이가 되었다. 내 곁에는 한 단어로 포괄되지 않는 다양한 사람들이 친구와 동료란 이름으로 함께 하고 있다. 최근 내게 새로웠던 사람들은 학교 연극팀으로 만난 배우들이었다. 움직임, 동선, 표정 그리고 목소리까지 신체의 모든 감각을 사용하는 그들과 카페에 종일 앉아 상상에 잠겨 글을 쓰는 나는 아주 달랐다. 그런데 이따금 예술이란 모닥불이 우리를 같은 공간에 불러 모을 때가 있었다. 모두가 술이 당겨 포장마차에 모여 앉아 있던 그날이 그랬다. 배우 중 한 명이 말했다. “예술을 한다는 게 주변 사람들에겐 민폐인 것 같아.“ 주고받는 대화가 이어졌다. “나는 연기를 계속할 수만 있다면 직업을 두 개 가져도 상관 없어”고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배우가 포부를 밝혔다. 그 말을 듣는데 나는 .. -
예술 노동자 도감 예술 노동자 도감(5) : 작가 2019년 얼룩진의 주제는 ‘예술 노동’입니다. 예술의 산업화와 예술 인력의 증가가 최근 몇 년간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술인들의 사회적 지위는 불분명합니다. 예술인 대부분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이며, 현재 그들은 생존하기 위하여 공공 정책 사업에 의존하거나 작품을 상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내걸고 있습니다. 임금 노동만을 노동으로 보는 지금의 사회에서 어떻게 예술가들의 예술 활동이 노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은 3월 7일부터 6주간 ‘예술 노동자 도감’을 연재합니다. 작품 경력 외에 예술인들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수입을 창출하는 사례들을 조사하고, 각 노동 현장의 실태와 모순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그 다섯 번째 주제는 작가입니다.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번 주 필진들은 연출.. -
[6호] 101호 무료대관 101호 무료대관(1) : 이형주 은 한국예술종합학교 학내동아리 돌곶이포럼에서 주최하는 작은 콘서트입니다.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투쟁의 현장과 그 안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을 기록하고 또 소개하기 위해 매월 한 팀의 음악가를 초청하고 있습니다. 콘서트와 함께 제작되는 영상에는 사람을 위해 노래하는 사람들의 음악과 짧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그 짧은 이야기는 인터뷰 전문으로 에 공개됩니다. 첫 무대는 장위동과 궁중족발에서 처음 만난 이형주(보컬,기타)님과 옥바라지선교센터의 정수민(콘트라베이스)님께서 함께해주셨습니다. 공연 전체 영상은 유튜브 https://youtu.be/dDUI0AjR68Y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처음 만든 노래는 무엇인가요? 살면서 처음 만든 노래요? 오래전에 썼고 사실 기억도 잘 안 나는데. 처음에 썼.. -
[6호] 특별기획 한예종 사태 10년을 돌아보며 올해는 한예종 사태 10주년 입니다. 한예종 사태는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해 부당한 중징계 명령을 내린 사건이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학내 동아리 구성원들인 얼룩진 편집부는 한예종 사태 10주년을 맞아 09년 당시 재학생이었던 강사 이창민 씨의 이야기를 듣고자 기고를 요청했습니다. 부디 이 이야기가 많은 분들께 학교를 지키고자 연대했던 학생들의 그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2019년 2월 22일, 예술극장에서 학위 수여식이 열렸다. 단상 위에는 6개원의 휘장이 걸려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협동과정이라는 이름, 그리고 그 아래에 앉아있는 단 한 사람의 졸업생의 모습을 보며 묻어두었던 2009년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새 학기가 시작하고 흉흉한 소문이 .. -
예술 노동자 도감 예술 노동자 도감(4) : 70일간의 여행을 마치며 나는 지난해 8월 21일에 파리 샤를 드골 공항 대기실에 있었다. 한국 전통음악 기반 창작곡 밴드 ‘상자루’와 함께했던 산티아고 순례길 일정의 마지막 날이었다. 나는 15인치 노트북 작은 화면에 눈을 밀어 넣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상자루 멤버들은 내 화면을 보고 있었고 나는 차마 화면 밖으로 눈동자를 굴릴 수 없었다.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았다. K’ARTS 플랫폼 페스티벌 공연에 꼭 필요한 영상을 완성하기로 상자루와 내가 약속한 마지막 날이었지만 공연에 필요한 일곱 개의 영상 중 절반 정도만 완성한 상태였다. 공연까지는 일주일의 시간이 남아 있었고 그사이 다른 중요한 일정이 있었다. 나는 비행기에서도 컴퓨터를 끌 수 없었다. 어쩌다 여기까지 와버린 걸까. 나와 밴드 상자루는 산티아고로 떠나기 전부터 ..